시일야방성대곡

매일 밤 잠든 어린 딸아이를 쓰다듬어 봅니다. 따뜻합니다. 향기가 납니다. 그 온기와 향기에 취해 행복한 잠이 듭니다. 세월호에 탔던 아이들의 부모들도 저와 똑같았겠죠.

그 아이들이 물속에 있습니다. 차가운 모습으로 건져 올려져 부모앞에 누워있습니다. 따뜻하고 향기롭던 아이의 차가워진 몸을 어루만졌을 부모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언몸을 녹여주듯 꼬옥꼬옥 만졌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리고 이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울분이라는 감정이 어떤 건지 이나이 먹고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나라꼴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으로 보내는 요즘입니다.

아이들의 핸드폰 영상이, 마지막 메세지 화면이 뉴스에 나올때마다 보기가 두렵습니다. 하지만 꼭 봅니다. 잊지않기 위해서. 이 감정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시적인 감정이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슬픔을 참고 봅니다.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저와 똑같은 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지나가는 사고로, 내 일이 아니니까 다행이라고 그냥 또 한번 넘기기엔 대한민국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 똑똑히 보게 되었습니다.정부,언론,담당공무원, 민간이익 집단까지 어디 하나 제대로 된 구석을 찾기가 힘듭니다.

이런 상황이 무관심한 나의 한 표에서, 가끔은 투표를 건너뛰고, 내가 뽑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신경쓰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 때문에 더욱 미안해집니다. 그래서 너무 분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달라지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달라지셨으면 합니다. 바꿔야 합니다.

좋은게 좋은 거라는 막연한 정으로 투표하는 어르신분들. 손자를 위해서 투표해 주세요. 그게 나라를 바로잡는 길입니다. 투표는 자기를 위해서 하는 거라지만 내 자식을, 내 손자를 위해서 해야 합니다.

보수니 진보니 정치인들은 모두 탐욕스럽습니다. 정치가 무보수 봉사활동같은 거였다면 그네들은 아무도 그자리에 있지 않을 겁니다. 누굴뽑던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얼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약속과 다른 일을 하면 이야기하고, 항의하고, 단합해서 바로 잡는 것. 그것 뿐입니다.

멍한 국민은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그냥 투표때 한철 살살거리고 무시하면 그만이니까요.

내 아이가, 내 손자가 미래의 세월호를 타지 않도록 지금부터 하나씩 바꿔나가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우리는 모두 너무 분합니다… 슬픕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재빨리 대통령이 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을 세팅한 사람들
대통령은 잘했다 다른 사람들이 문제다 라고 사설을 쓸 줄 알았던 사람들.
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할 줄 알았던 사람들.
구조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애를 쓴 사람들.
선장과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과
순식간에 부르자마자 행진을 가로막고 쫙 깔린 진압 경찰들이다.

이것은 이들의 평소 매뉴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소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에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

TL;DR

스마트폰을 만지며 유년기를 보낸  요즘 아이들은 긴글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150자의 한계를 즐기며 촌철살인같은 글을 써보겠다고  긴글 쓰기를 내동이 쳐버린지 어느 덧 수년.

나도 이제 긴 글은 읽기 싫어지고, 진중하게 읽어야 하는 책은 마치 난독증에 걸린 듯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쓰기 역시 150자이상 쓰기가 너무 힘들어지고.

가볍고 캐주얼하게 남의 글 링크나 퍼와 짧게 추임새나 싸지르고 사실이 아니면 그만인듯 치워버리는  인터넷 소비형태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 어느 날.